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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일상의 기록/나의 일상 기록

이사 준비

by S2N | PARK 2025. 4. 25.

5월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계획에도 없었던 이사 준비를 한다. 약 5.75평의 방은 지금이나 그때나 아무리 혼자쓰는 공간이라고 해도 매우 좁다는 생각을 했다만, 별탈없이 지냈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어서 이사를 결심했을까.
 
최근에 '드로우앤드류'라는 채널에서 책 '리커넥트'의 저자분이 출연하셨다. 그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요즘 현대의 사람들이 '페르소나'로서의 나에게 쓰는 관심과 사랑에 비해서 온전한 나 자신에게 쓰는 그것들이 현저히 적다는 것이었다. 직장에서의 나, 교회에서의 나, 심지어는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의 나는 모두 다르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가족들과의 시간에서조차 나는 조금씩 가면을 쓴다. 아마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리커넥트'의 저자이신 장재열 님이 출연하신 '드로우앤드류' 채널

 
저자 분은 말씀하신다. 자신에게 신경쓰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집안이 쓰레기장'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뜨끔했다. 나의 원룸은 객관적으로 봐도 전혀 '깨끗'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에게 했던 가장 많은 변명은 "집은 그냥 자는 곳이다."라는 변명이었다.
 
페르소나가 쓰는 것들은 정돈되어있다. 직장에서의 나의 자리가 정돈되어 있고,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나의 언어들은 정돈되어있고, 밖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캘린더에 정돈되어있다. 반면에 나의 집은 그렇지 않다. 집에 들어와 보내는 시간은 쓸모없는 것들로 소비되기 일상이고, 쓰다만 것들과 포장지들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으며, 옷장은 그저 옷을 쑤셔넣는 상자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그런 것들이 "괜찮다."라고 느꼈다. 왜냐면 나도 은연중에 나 자신보다 나의 페르소나를 더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다. 나는 가격이 싸고 직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5.75평 남짓한 공간을 선택했다. 내가 필요한 것들을 하나 둘씩 채워나가려고 하자, 집이 비명을 질렀다. 많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무엇이 어디있는지 찾지 못한다. 그래도 괜찮다. 갤럭시 버즈와 지갑, 사원증과 핸드폰은 어디있는지 알거든.
 
이제는 좋아하는 것으로 내 공간을 채우고 싶었다. 정리정돈하는 법을 배우고, 내 공간을 '내'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인 것 같다. 삶을 일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집을 치우는 것이라고 들었다. 공간을 바꾸고 내게 좋은 것들을 주면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부터 내 삶의 새로운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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