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Mission Impossible: Final Reckoning>,2025) | '찐막'이라기엔 아쉬운
- 프롤로그 : 톰 크루즈와 M.I. series
톰 크루즈라는 배우는 얼굴에 가려져서 연기력이 과소평가받는 배우 중 한 사람인 것 같다. 비교적 최근에 본 영화인 '바닐라 스카이 (<Vanilla Sky>,2001)'의 감정 연기도 인상깊었고, '매그놀리아(<Magnolia>,1999)'의 연기가 무시무시하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다. 연기 뿐 아니라 최근에는 스턴트에 미친 형님 이미지가 강해져서, '형님 제발 자연사하시길...ㅜ'이라는 밈이 돌고 있다.
특히나 이런 이미지는 같은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2011)'에서 브루즈 칼리파를 질주하는 스턴트를 직접 소화하며 시동을 거시더니,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리거나 수중액션을 직접 소화하신다던지 (5), 헤일로 점프를 하시고, 헬리콥터를 직접 조종하시고(6), 오토바이를 절벽에서 떨구며 점프를 하는(7) 등의 기행에 가까운 스턴트를 하나씩 선보이기 시작했다.
첫편이 개봉한 1996년부터 시리즈의 방점을 찍는 이번 작품이 올해 2025년에 개봉했으니, 약 30년 동안 이어진 이 시리즈가 배우의 커리어와 함께 성장하며, 과감하고 극단적인 스턴트를 매번 도전하는 영화로서 가지는 의미는 시네마의 역사에서 꽤나 가볍지 않은 존재감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본래 이 작품의 부제는 시리즈의 바로 전작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1 (2023)'의 내용과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기 때문에 '데드 레코닝 Part.2'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프로덕션이 지연되면서 흥행 등등의 이슈로 이름이 바뀌었다. 톰 크루즈의 인터뷰를 보니, 해당 작품을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톰 크루즈도 벌써 환갑을 넘긴 나이도 되었으니 말이다.
감상 포인트
(※스포일러 포함)
#1. 스턴트는 여전하시네
이 영화 또한 시리즈 내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여러 스턴트를 직접 톰 크루즈 본인이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러 액션, 스턴트 씬이 있었지만 두 가지 시퀀스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5편보다 더욱 숨막히고 긴장되었던 수중 스턴트와 포스터부터 '이게 또 무슨일이래요 형...'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경비행기 스턴트 액션이 꽤나 인상깊었다.
물론 프랜차이즈 액션 시리즈의 단점은 언제나 '주인공이 악에 대항하여 승리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기에, 스턴트를 하다가 주인공이 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그러나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 스턴트를 주연 배우가 직접 소화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톰 크루즈의 영화에 대한 헌신과 완성도에 대한 집착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긴장감과 함께 경외감으로 온전히 액션씬을 즐길 수 있었다.
#2. 이게 찐막이라고?
이번 작품은 다만, 생각보다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아쉬운 점은 '빌런의 존재감 부재'이다. 전작에 이어서 작품의 빌런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조작할 수 있는 A.I.인 '엔티티'와, 그의 사도인 '가브리엘'이 맡고 있다. 다만, 전작에서 가브리엘이 엔티티의 신임을 얻지 못해 포지션이 조금 애매해졌다. 결국, 강대국의 핵무기 통제권을 획득해서 세상을 리셋시키려는 '엔티티'와 엔티티를 통제하려는 '가브리엘'. 엔티티를 제거하려는 '에단 헌트' 일행의 삼파전을 다루고 있다.
다만, '엔티티'는 위협에 비해서 비중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처음에 에단에게 자신의 계획을 술술 털어놓더니, 그 뒤로는 엔딩까지 한번도 (핵무기 탈취를 제외하고는) 이들에게 개입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그 누구보다 에단이 자신의 말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에단을 죽음까지 신뢰하는 기이하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 감동이었다(?). '가브리엘'은 전작에 비해 카리스마도 떨어지고, 엔티티에게 버림받았다는 설정도 더해지며, 엔티티를 통제하겠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깊은 동기도 없어서 김이 많이 빠지는 것 같다.
두번째는 각본 그 자체이다. 반 농담이지만 제일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은, 맥거핀 그 자체였던 '토끼발'을 활용한 것이다. (아니 대체 왜...!) 물론 영화 자체가 시리즈에 대한 헌사로 가득차서 팬서비스가 가득했지만, 맥거핀으로 활용된 '토끼발'의 정체를 이런식으로 소비된 것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달까..? 그 외에도 빌런들의 동기가 깊지 않아서 공감이 되지 않는 점이라던지, '핵폭탄으로 세상 리셋'과 같은, 어디서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들은 스토리 자체의 흥미를 돋구진 못했다. 대부분의 캐릭터의 활용은 좋았으나, 새로운 캐릭터들인 '파리'나 '드가'의 개성을 잘 살리지 못한 점도 큰 아쉬움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보니 이게 '찐막'일리 없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나 '토이스토리3'가 시리즈에서 완벽한 작별인사를 한 것과 대비된다고나 할까? (물론 위 시리즈들도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정말 '마지막'이라서 '마지막'이 아닌, 진심어린 작별과 함께 시리즈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작품 치고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 에필로그 : 다시... 돌아오나?
톰 크루즈의 연기 욕심은 여전한 것 같다. 80대를 넘어, 100세까지 연기에 대한 욕심을 최근 인터뷰에서도 내비친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한 프로덕션의 차질과 (내 생각이지만...) 살짝 아쉬운 완성도로 인해서 왠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싶은 기대 아닌 기대가 드는 건 사실이다. 게다가 엔딩에서도 에단 헌트가 완전히 퇴장하는 등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일종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나보다.
물론 뭐... 여기서 끝난다 하더라도 그리 큰 아쉬움은 없을 것 같다. 자신의 존재감을 명확하게 드러내어, 오락영화의 역할을 든든하게 해낸 프랜차이즈였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영화에서의 고난이도 스턴트도 높은 완성도에서 오는 만족감이 분명히 존재했다.
'탑건 매버릭'도 그렇고, 이번 작품의 빌런이 A.I.인 점, 최근 할리우드 배우 파업 사태 등등 왠지 톰 크루즈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문제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큰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만약 다시 돌아온다면 더욱 에단 헌트라는 인간의 내면도 더욱 깊게 들여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평
한줄평 : A.I.에 대항해서가 아니라, 도전 그 자체의 가치에서 오는 인간승리
별점 : ★ ★ ★